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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지속 가능한 발전+ α / 지역안에서 고민해야할 활동들

도시+농업=지속 가능한 발전+ α
  α=안전한 먹을거리+생태교육+여가활용+온난화 예방…
  김진덕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은 불가능한가?
지난 8월 초 주간지 <사사IN>에 미국의 대표적인 GMO(유전자조작식품)회사인 몬산토사 이사 킴벌리 마긴 수터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녀는 지금 전 세계 인구증가의 추세를 보면 식량부족이 불을 보듯 뻔하기에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식량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MO는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심지어 지난  10년 동안 1조인 분의 ‘GM 농산물(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소비됐다는 놀라운 발언을 쏟아 놓은 그녀는 자신도 GMO의 안전성을 믿기에 걱정 없이 먹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찌 들으면 세계를 식량부족으로부터 구원하려는 그녀와 몬산토사의 노력이 노벨상 감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농지를 갈아엎어 도시를 만들고, 울창한 숲을 베어내 대형 골프장을 만들면서 또 한편에서는 식량부족을 막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고, 소에게 소를 먹여 대규모 생산을 하겠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광우병 소나 GM 농산물의 문제는 결국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기업농의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거대 곡물기업 없이는 부족한 식량을 채울 방법이 과연 없는 것일까?
대안의 한 가지로 크고 작은 텃밭을 직접 가꾸고 수확하는 도시형 농업이 이야기되고 있다. 도시농업은 무엇인지, 과연 식량문제와 안전한 먹을거리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농업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006년 한국의 연간 농업부문 부가가치는 18조 원이라고 한다. 이는 삼성 등의 대기업 매출에 불과한 수준인데,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기업농을 육성하고, IT나 자동차산업에 투자하는 게 우리나라 경제에 훨씬 득이 되지 않을까.
농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도 사실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WTO나 FTA 협상에서 드러난 정부의 정책은 농업이 갖는 교역되지 않는 다원적 가치를 무시하고 상품화된 교역적 가치만을 중시하는 것이다. 농업은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팔아먹기 위한 희생양일 뿐이다.
식량안보 문제나 국민 건강권, 안전한 먹을거리 문제, 농업이 붕괴되었을 때 치러야 하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농업에도 새로운 시각 필요
2005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의 다원적 가치 평가액은 연간 28조 3,771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3년 기준 농업 국내총생산(GDP) 20조 5,848억 원보다 8조 원 가량 큰 것이다. 산림의 다원적 가치(49조7,913억 원)까지 포함한다면 80조 원에 가까운 가치가 농림업을 통해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서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들어 농촌 ‘어메니티(amenity)’ 정책을 확산시키고 있다.
농촌 어메니티는 농촌 특유의 자연환경과 전원풍경, 지역공동체 문화, 지역 특유의 수공예품, 문화 유적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쾌적성을 주는 요소를 통틀어 일컫는다. 즉 이러한 농촌의 모든 경제적 자원이 농촌 어메니티라고 할 수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정부의 농업정책에 이 패러다임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농업은 상품화되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농업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새로운 시각과 국민적 공감대가 함께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도시인이 직접 참여하는 도시농업은 농업이 갖는 생물, 대기, 토양, 환경의 보존, 문화, 정서, 여가, 교육 등의 다원적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시농업이라는 말이 낯설긴 하지만 사실 우리는 다양한 도시농업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주말농장, 옥상텃밭, 베란다 농사, 골목길의 화분농사, 실내 수경농사, 도시 내에서 이뤄지는 유휴지를 활용한 농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도심내의 농업활동은 여러 가지 매력이 있다.
아이들과 손잡고 상추며 고추를 직접 길러 따먹으면 안전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함으로써 살아있는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가족에게는 TV, 컴퓨터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여가활동이 되기도 한다. 도시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도시농업은 녹지율을 높이고 홍수예방, 열섬화 방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과밀화된 도시에서의 도시농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효과들은 농업이 갖는 다원적 가치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농업은 농업이 갖는 다원적 가치에 대한 전 국민적 이해를 도모하며, 이러한 다원적 가치를 도시에서 실현하여 도시와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내는 일이다.
 
도시농업 통해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도시농업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먼저, 도심 내 공유지나 유휴지를 농지로 보존하여 경작하는 것이다.
일본의 시민농원,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나 영국의 애롯트먼트 가든(Allotment garden)처럼  도시구획 안에 시민농원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농업체험에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의 주말농장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지방정부의 적극적 의지로 제도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캐나다 밴쿠버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0년까지 시내에 2010개의 텃밭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도심 내 텃밭은 도시의 환경에 긍정적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직접 재배하여 소비하는 특성상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땅이 없으면 흙을 담아서 농사를 지을 수도 있다. 햇볕이 드는 작은 공간만 있으면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도시농업이다. 옥상은 일조량이 풍부하여 농사짓기에 좋은 곳이다. 아파트 옥상을 아파트 주말농장으로 만들 수 있고, 학교옥상은 학교급식과 연계하면 생태교육과 더불어 안전한 급식재료 재배지가 된다.
현재 지방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옥상녹화 사업에 도시농업을 접목시킨다면 관공서, 학교 등의 옥상에도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자텃밭은 도시농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흙을 화분이나 스티로폼 박스, 나무상자 등에 담아서 작물을 심으면 햇볕이 드는 베란다나 골목길 등의 공간도 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상자텃밭 보급 활동은 장소에 커다란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아동과 청소년에게 환경교육의 일환으로, 가족과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도시농업의 활성화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농업에서 행해지는 텃밭 농사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노동집약적이고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뛰어나 도시의 수많은 공간을 식량 생산의 기지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렇듯 도시농업은 농업의 위기와 더불어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도시에서부터 형성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행동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http://cafe.naver.com/dosinongup는 2007년 5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네트워크에는 아동, 청소년, 복지, 여성,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여가활동과 일자리 창출, 생태체험과 교육,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활 속의 환경실천, 농업을 통한 공동체문화의 보급 등 다양한 활동의 영역을 각 단체가 활용하고 네트워크는 이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자텃밭 만들기와 생태수업을 진행하고, 노인여가활동 지원으로 노인정과 독거노인에게 상자텃밭을 보급하고 있으며, 유기순환 운동의 일환으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지렁이 상자를 보급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인천 부평에 200여 평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텃밭에는 밭벼, 녹두, 갓끈동부, 까치콩, 앉은 양대, 메주콩 등의 토종작물이 있고 회원들은 고추, 토마토, 감자, 쌈 채소류를 경작한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작물에 대한 재배법과 유기농법, 퇴비 만들기, 토종종자의 보급을 직접 농사지으면서 체험 할 수 있어, 도시농부를 양성하는 교육 실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토종 종자 보급 활동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우리종자를 지키는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후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텃밭 보급 활동과 제도적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조례제정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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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일구는 즐거움
 
박문희 인천 부평구 십정동
 
 
가운데가 필자.
 
가까운 이웃인 우리 아파트 사람들과 함께 텃밭을 일구기 시작한 지 반 년이 되어간다. 처음엔 바쁜 생활에 어떻게 텃밭을 일굴 수 있을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텃밭 가꾸는 재미에 푹 빠져 텃밭 예찬론자까지 되어버렸다.
처음에 텃밭은 작은 돌산과 같았다. 밭을 일구는데 작은 돌들이 수도 없이 나와서 여기서 무슨 식물들이 자랄 수 있을까 싶었으나,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지금까지 가꾼 식물들은 잘만 자라 주었다. 상추, 감자, 고추, 옥수수, 가지, 부추, 방울토마토를 심었다. 상추는 비빔밥을 지겹게(?) 먹게 해주었고, 아이들과 함께 감자를 캐는 즐거움도 컸다. 녹말이 보송보송하게 나오는 감자의 맛은 너무 황홀하다. 고추는 된장과 함께 훌륭한 반찬이 됐고, 자주빛 가지는 밥 할 때 같이 쪄서 무쳐 먹고 볶아 먹었으며, 방울토마토는 비싼 과일 대신 아이들의 요긴한 간식이 됐다. 옥수수와 부추는 올해 작황(?)이 별로 좋지 않아 좀 실망스럽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며칠 전에는 비닐하우스에 배추씨를 뿌렸다. 떡잎이 두 장씩 가지런히 나왔는데 배추 잎이 5~6장 나오면 밭에 옮겨 심을 것이다. 지금까지 친정 엄마께서 담가 주신 김장으로 겨울을 났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김장을 담가야 할 것 같다.
요즘처럼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많아진 시기에 내가 농약과 화학 비료 없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또한 행복하다. 지렁이도 키우고 농사에 대한 교육과 함께 농삿일을 한 후에 막걸리를 나누어 먹는 재미 또한 즐겁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나와 우리 가족, 내 이웃에게 이러한 기회를 준 데 감사할 뿐이다.
 
+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녹색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마음도 생활도 녹색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텃밭가꾸기가 아니라 작은 화분, 베란다 실내 조경부터 시작해도 좋다.
우리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화분을 키우고,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도 만들어내고 우리는 다시 녹색에 가까워 져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라.
서울의 70~80% 이상이 시멘트이다. 우리는 하루 동안 땅을 밟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갈 때도 숱하다. 그 많은 흙들은 어디에 있는가, 당연히 땅에서 숨쉬고 우리가 밟아야 할 흙들은 어디에 있는가.

시멘트 밑층에서 죽어가고 있다. 이미 죽어있다.
다시 그들을 깨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집 앞, 집 안, 사무실, 짜투리 공간, 벽 등으로부터 우리의 흙과 녹색을 살리자.
그것은 당신 자신만이 아닌, 당신의 옆 사람, 가족, 후손에게 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