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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live space/∮슝'삶속에서현장에서

크리스마스, 우리동네에 방문한 '깜짝 몰래산타'


2009년 12월 24일 늦은 밤, 우리 동네에 산타, 찾아오다.

2009년 12월 24일 늦은 밤,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희망세상지역아동센터 앞에 수 많은 루돌프들과 산타들이 대거 출몰했다. 그  날 본 산타들은 캐롤을 부르며 거리에서 춤을 추고, 한 손엔 산타주머니와 케익들을 한아름씩 들고 오랜만에 즐기려는 듯 흥겨워하는 모습들이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앳뗘 보이는 학생들부터 급하게 달려온 티가 역력한 직장인들, 그리고 동네에서 한 번씩 봤음직한 동네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올해로 2회째가 되는 송파시민연대 주최의 사랑의 몰래산타에 참여한 송파구의 학생,직장인,주민들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한 뜻으로 우리동네의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여러 사회적 이유로 소외된 계층과의 나눔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를 선뜻 내어준 사람들이었다. 

그럼 이들에게, 그리고 우리동네에 그 날 어떤 마음들이 서로 오고 갔는지 들어가보자.


 # 준비기 : "아, 뭐 이리 준비해야할 것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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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어때? 나눈다는 것 쉽지 않지?!

 
 한 조의 조장을 맡고 있는 박세훈씨는 3일전부터 조원들과 모여 사전답사를 위해 지도를 들고 처음 와보는 거여동의 이리저리를 헤매며 당일날을 위하여 열심히 찾고 또 찾았다. 조장과 길찾기를 자처한 4명, 그리고 다른 조원 2명은 미리 가정에 전화해서 보호자분께 물어본 아이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 천호완구거리로 나눠져 선물찾기에 삼매경이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조원이 다시 만난 산타출동일! 선물도 포장하고, 집에도 다시 한 번 연락하고, 늦게 오는 조원들한테도 재촉 문자를 날려본다.


# 이제 출발이다! " 다함께, 사진 찰칵! 이제 드디어 진짜 산타가 되어보자"

 거리~거리에 성탄절~ 조별로 나뉘어진 산타팀들은 거여동, 문정동, 장지동(송파구 3개동)을 누비며 노래와 함께 사탕통을 들고 걸으며,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연신 외치면서 사탕을 나눠주고 내년을 위한 약속~"을 하며 거리에서 만남을 갖는다.  그리고 사전 연락된 아동의 집에 드디어 방문! 

 샛별이(가명)를 부르며, 기다리는 산타와 루돌프들의 모습이 어째 내가 보기엔 아이보다 더욱 떨려하는 모습이다. 산타도 루돌프도 아이도 모두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서로의 모습을 기다리며 드디어 만났다. 루돌프도 얼고, 아이도 얼고, 이 얼어있는 분위기를 풀어내기 위해 루돌프들은 그동안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 울면안돼 율동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원봉사로 참여해준 배재고 마술동아리 학생들의 활약으로 카드와 동전마술 등을 이용해 아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제야 다들 편안히 마음을 놓으며 산타를 부르자고 속닥인다. 이제 아이는 어느덧 그들과 한편이다. 산타마을에서 온 루돌프들과 아이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산타할아버지를 같이 큰 소리로 부르고 있다.


# 산타 출현! 그리고 앞으로를 위한 약속!

 산타할아버지를 부르기 위해 루돌프와 샛별이는 같이 하나,둘,셋~하고 외친다.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 문 뒤에서 오들오들 떨었을 생각을 하니, 조원들은 꽤나 미안해한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린 샛별이의 산타할아버지는 마침내 집안으로 들어오며 선물꾸러미를 한아름 들고 허허허~웃으며 샛별이의 올 해 칭찬받을 일과 아쉬웠던 일들을 묻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이는 조금 주춤주춤하다 결국 내년에는 조금 덜 울고, 더 씩씩해지기를 약속하며 산타할아버지와 함께 케익에 불을 끄고, 기다리던 선물을 받는다. 드디어 한 가정 방문이 끝났다. 아직 남은 가구는 4가구! 와~이제 또 다음집으로 출발! 이렇게 그 날 산타와 루돌프들은 8명이 한 팀을 이루어 5가구씩을 방문하며 크리스마스 이브의 하루를 마감한다.


 * 우리의 산타들, 오늘 하루 무엇을 느끼고, 어떤 마음을 나눴을까요?

공식 행사인 산타가 마무리 되고, 뒤풀이 자리를 함께해보았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산타팀장이었던 정지윤(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씨의 진행으로 각 조장이나 산타들의 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참, 이사람들 재미있다. 몇 몇 조들의 이야기를 짤막히 담아본다.

"저희 조는 작년에도 제일 꼴찌로 도착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네요. 아마 산타팀장님의 음모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룹홈에 있는 친구를 작년에 이어 또 만나게 되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반겨주니 오히려 더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오늘 하루, 한 번의 참여가 아닌 이런 활동은 꾸준히 하면서 생활속에 녹이는 활동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다시 만나요"-8조 조원

"무엇보다 문제도 많고, 팀교체도 제일 많았던 우리 조라 걱정 많이 했는데, 뒤늦게 결합해준 친구가 선물도 사오고, 길도 미리 알아보고 정말 너무 고생이 많으셨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신 산타님 너무 멋지셔서 감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참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 모두에게 뜻깊은 하루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5조 조장님

"우리 동네에서 부터 시작되는 변화가 앞으로 점점 커져서 주변이 따듯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오늘부터 시작해서 제일 가까이에 있는 부모님, 주변 동료들, 친구들에게도 더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노력하고 싶어지네요." -1조 조원 


#1. 산타로 변장중! 수염과 산타복이 제법 어울리는 모습이네요.

#2. 다시 한 번 방문가정에 연락하는 모습 & 선물포장이 끝난 모습

#3. 아이들의 집에 방문한 루돌프와 산타들. 아직 수줍은 조원들의 모습같네요.

#4. 카드마술을 보여주는 배재고 마술동아리 친구와 아이의 모습.

#5. 산타할아버지와 두 아이가 약속을 한 후, 함께 케익을 부는 모습.

#6. 선물을 받고 보너스로 산타에게 뽀뽀해주는 모습.

#7. 몇 가구 방문 후, 한결 얼굴이 편해보이는 모습. 남은 집까지 임무 완료!

#8. 2009 송파구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단체 사진.

2010년, 당신도 누군가의 산타가 되어 주변을 밝혀주는 사람이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